후세인 재산규모 70억달러…소로스와 맞먹어

  • 입력 2003년 3월 3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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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개인 재산은 70억달러(8조4000억원). 포브스 집계 2003년 전세계 38위 갑부인 조지 소로스와 맞먹는다. 타임 최신호(10일자)는 10년 넘는 유엔의 경제제재 가운데서도 거액을 모을 수 있었던 '후세인 주식회사'의 경영 비법은 각종 밀수와 리베이트, 사기에서 비롯됐으며, 후세인의 불법자금을 확보한다면 이라크 재건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보도했다.

유엔 통제하에 식량을 위한 석유 수출을 허용하는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은 후세인의 최대 자금줄이다. 석유 구매자를 이라크 정부가 직접 고르게 돼 있는 제도를 악용, 업자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두둑하게 챙기고 있기 때문. 석유값을 깎아주는 대신 리베이트를 받고, 유엔에는 실제 거래금액과 다른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2000∼2001년 사이에만 후세인 대통령이 챙긴 리베이트는 1억7500만달러(2100억원)에 달한다.

역설적이게도 이같이 검은 거래를 통해 흘러나간 석유 가운데 75%는 이라크와의 일전(一戰)을 벼르고 있는 미국이 사들인다. 결국 미국 운전자들이 후세인의 배를 불리는 셈이라고 잡지는 지적했다.

걸프 해역으로 밀수출되는 하루 100만배럴의 석유도 거대 자금줄. 후세인 대통령은 석유 리베이트와 밀수출을 통해 97년부터 2001년까지 66억달러(7조9200억원)를 벌어들였다. 요르단으로 하루 11만배럴, 시리아와 레바논으로 하루 23만배럴이 밀수출되고 있으며 터키로도 이라크북부와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수십만배럴이 몰래 반출되고 있다. 이에 따른 연간 수입은 최소 10억달러(1조2000억). 터키국경을 오가는 경유 탱커가 4만5000대에 달할 정도로 경유 밀수출 역시 일상화돼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후세인의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는 휘발유와 각종 사치품, 담배 밀거래로 시세차익을 긁어모으고 있다. 이라크에서 20리터당 50센트인 휘발유는 주변국 가격이 10달러로, 밀수출시 20배의 차익을 챙길 수 있으며 밀수입된 담배 역시 교역규모가 수억달러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라크로 세금 없이 담배를 밀수출한 혐의로 RJ 레이놀즈가 유럽연합(EU)에 의해 고소당하기도 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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