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외교관 맞추방 사건' 발렌틴 모이셰프 석방

  • 입력 2003년 1월 5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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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일어난 최악의 외교 분쟁이었던 ‘외교관 맞추방 사건’의 당사자인 발렌틴 모이셰프 전 러시아 외무부 아태1국 부국장(57)이 지난해 12월31일 4년6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석방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발렌틴 모이셰프 전 부국장은 당시 주러 한국 대사관의 조성우(趙成禹) 참사관을 만나고 귀가한 뒤 러시아 연방보안부(FSB) 요원에게 체포돼 국가기밀유출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재심 후 4년6개월로 감형돼 복역해 왔다. 모이셰프 전 부국장의 집에서 5747달러를 찾아낸 FSB는 그가 돈을 받고 무기수출 관련 문건 등 국가기밀을 넘겨줬다며 기소했었다. 모이셰프 전 부국장은 1992∼94년 한국에서 근무한 러시아 외무부 내 대표적인 한국통이었다. 이 사건 직후 러시아 정부가 조 참사관을 추방하자 한국 정부도 주한 러시아 대사관의 올레그 아브람킨 참사관을 맞추방했다가 러시아의 강경 대응으로 러시아 주재 외교관 5명이 쫓겨나고 박정수(朴定洙) 외교부장관이 사임했다. 러시아측도 니콜라이 코발료프 FSB 부장이 물러나고 후임에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임명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 사건으로 비로소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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