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차베스 퇴진요구 100만명 시위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8시 39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베네수엘라 총파업 사태가 13일째에 접어든 14일 100여만명의 시민들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차베스 대통령은 퇴진과 조기 선거를 모두 거부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총파업이 시작된 2일 이후 최대 인파가 모인 이날 시위는 경찰과의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4월에는 차베스 대통령 지지세력과 반대세력간 충돌로 이틀 동안 19명이 숨졌다.

총파업을 주도하는 베네수엘라 노동자 연맹(CTV) 카를로스 오르테가 위원장은 “베네수엘라는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고통을 겪고 있으며 차베스 대통령은 국민의 요구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동안 좌파적 경제개혁 정책이 실패하고 사회 계층별 대립이 심화되면서 중산층의 강력한 반발을 사 왔다.

지난해 12월 이후 네 번째인 이번 총파업 사태가 자칫 내전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13일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조기 선거를 촉구했다.

그러나 차베스 대통령은 “조기 선거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2007년까지 보장된 임기를 다 마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르면 임기의 절반(차베스 대통령의 경우 2003년 8월)이 되기 전에는 조기 선거를 치를 수 없다.

장기화된 총파업으로 세계 5위인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도 타격을 입었다. 하루 300만배럴이던 원유 생산능력은 55만배럴로 떨어진 상태. 한편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3일 베네수엘라의 ‘정치 혼란과 경제 마비’를 이유로 베네수엘라 장기외채 등급을 B-에서 CCC+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워싱턴·뉴욕·카라카스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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