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후진타오 시대]건국후 입당 ‘4세대’ 권력포진

  • 입력 2002년 11월 8일 23시 37분


8일 막이 오른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대)를 통해 거함 중국호(號)를 이끌고 21세기를 헤쳐갈 차세대 중국 지도부가 출범하게 된다. 절차로만 보면 차기 지도부는 16대 폐막 다음날인 15일의 제16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6기 1중전회)에서 선출되지만 16대에서 이미 그 윤곽이 드러난다.

장쩌민(江澤民) 총서기의 뒤를 이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을 비롯해 쩡칭훙(曾慶紅) 전 당 조직부장,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 등 4세대 지도자들은 중국 건국 후 입당한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창당 및 대장정 시기(1세대)와 항일전쟁 시기(2세대), 국공(國共)해방전쟁 시기(3세대) 등 난세에 입당한 20세기 지도자들과 달리 이들 4세대는 국가기능이 완비된 후 입당했기 때문에 전 세대와는 다른 형태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은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성취동기와 잠재력이 있는 반면 경제 발전과 탈(脫)이념의 격랑 속에서 정치, 사회체제에 대한 개혁 욕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고양되고 있는 민족주의는 자칫 호전성을 띨 우려마저 있고,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는 부정부패는 체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지역과 계층간 소득 불균형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거의 폭발 직전의 상태다.

국제적으로도 중국은 그 크기와 힘에 걸맞은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또 하나의 초강대국 미국에 대한 건강한 견제세력으로서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숱한 난제들을 풀어나가는 일이 새 지도부의 당면 과제이자 역사적 소명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새 선장 후진타오 부주석은 내부 권력투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난 13년간 중국을 지배해온 장쩌민 총서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렴청정’을 원하는 장 총서기는 이미 자신의 측근들로 권력의 핵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짜놓았다.

지금까지 중국의 권력지도가 ‘개혁파 대 보수파’의 대립 구도였다면 후 부주석 체제 아래서는 ‘친후진타오 세력과 반후진타오 세력’간의 대립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만큼 후 부주석의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16대를 앞두고서도 후 부주석이 이끌어온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공청방(共靑幇)’과 장쩌민의 측근들인 쩡칭훙 전 조직부장, 우방궈(吳邦國) 부총리, 황쥐(黃菊) 전 상하이(上海) 시서기 등 ‘상하이방’간의 치열한 기선잡기 싸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후 부주석 체제의 뿌리내리기와 순항 여부는 결국 이런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하고 ‘상하이방’과의 권력 경쟁에서도 이겨 ‘홀로’ 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