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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8일 2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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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江澤民) 총서기의 뒤를 이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을 비롯해 쩡칭훙(曾慶紅) 전 당 조직부장,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 등 4세대 지도자들은 중국 건국 후 입당한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창당 및 대장정 시기(1세대)와 항일전쟁 시기(2세대), 국공(國共)해방전쟁 시기(3세대) 등 난세에 입당한 20세기 지도자들과 달리 이들 4세대는 국가기능이 완비된 후 입당했기 때문에 전 세대와는 다른 형태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은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성취동기와 잠재력이 있는 반면 경제 발전과 탈(脫)이념의 격랑 속에서 정치, 사회체제에 대한 개혁 욕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고양되고 있는 민족주의는 자칫 호전성을 띨 우려마저 있고,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는 부정부패는 체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지역과 계층간 소득 불균형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거의 폭발 직전의 상태다.
국제적으로도 중국은 그 크기와 힘에 걸맞은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또 하나의 초강대국 미국에 대한 건강한 견제세력으로서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숱한 난제들을 풀어나가는 일이 새 지도부의 당면 과제이자 역사적 소명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새 선장 후진타오 부주석은 내부 권력투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난 13년간 중국을 지배해온 장쩌민 총서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렴청정’을 원하는 장 총서기는 이미 자신의 측근들로 권력의 핵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짜놓았다.
지금까지 중국의 권력지도가 ‘개혁파 대 보수파’의 대립 구도였다면 후 부주석 체제 아래서는 ‘친후진타오 세력과 반후진타오 세력’간의 대립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만큼 후 부주석의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16대를 앞두고서도 후 부주석이 이끌어온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공청방(共靑幇)’과 장쩌민의 측근들인 쩡칭훙 전 조직부장, 우방궈(吳邦國) 부총리, 황쥐(黃菊) 전 상하이(上海) 시서기 등 ‘상하이방’간의 치열한 기선잡기 싸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후 부주석 체제의 뿌리내리기와 순항 여부는 결국 이런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하고 ‘상하이방’과의 권력 경쟁에서도 이겨 ‘홀로’ 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