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범죄와 전쟁”…줄리아니와 컨설팅 계약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3시 50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가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면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1년간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지난해 말까지 뉴욕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범죄율을 현격히 낮춘 줄리아니 전 시장과 그의 팀원 15명이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1만7718건의 범죄가 발생해 멕시코 최대의 범죄도시로 꼽힌 멕시코시티에서 경찰 조직, 행정, 훈련, 장비 등에 대해 전반적인 정책조언을 해줄 예정.

이에 따른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는데 멕시코시티측은 시민 세금이 아닌 기업 후원금으로 용역비를 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제로 톨러런스(범죄행위에 대한 가차없는 처벌)’ 방식을 도입해 뉴욕의 치안을 확보하고 특히 범죄의 온상이었던 할렘가를 평온한 거리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0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줄리아니 전 시장은 “우리 팀이 첫 번째로 할 일은 범죄 통계를 제대로 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 2000만명인 멕시코시티에서는 강도 살인에다 몸값을 노린 납치사건이 하루 1건 이상 발생하며 택시운전사가 손님을 끌고다니면서 현금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시민들은 “경찰이 범인을 잡지도 못할뿐더러 범인들과 공모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범죄신고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 줄리아니 시장 시절 경찰국장이던 버나드 케릭과 소방국장이던 토머스 폰 에센이 컨설팅팀에 끼어 활동하게 되는데 케릭 전 국장은 “경찰 부패를 바로잡기 위해선 내부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멕시코시티 상황은 80년대 말, 90년대 초의 뉴욕과 비슷하다”면서 “더 크면서도 재정이 어려웠던 뉴욕에서 해냈으니 멕시코시티에서도 잘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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