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言 밀월’ 이젠 끝이야…中언론 권력부패 잇따라 폭로

  • 입력 2002년 9월 16일 17시 51분


독극물사건 대서특필 - 난징AP연합
독극물사건 대서특필 - 난징AP연합
그동안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선전도구로 인식돼 온 중국 언론이 ‘비판의 날’을 곧추세우면서 정부와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 신문에는 정부 기관이나 권력자 측근들의 부패에 관한 기사가 1면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일이 드물지 않은데 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타임스는 단적인 예로 경제전문지 재경(財經)이 최근 국영은행의 부패상을 폭로하고 덩샤오핑(鄧小平) 친척이 연루된 국영기업 비리 사건을 파헤친 것과 한 경제 일간지가 다리 붕괴사고의 사망자수가 정부에 의해 조작됐다고 폭로한 것을 들었다.

이같은 중국 언론의 변화는 지난 10년간 언론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수지타산을 위해 언론사들이 경쟁적으로 ‘읽히는 뉴스’ ‘팔리는 뉴스’를 개발, 보도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기자들의 직업관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기자는 “개방의 물결 속에서 자라난 젊은 기자들은 당의 생각과 지침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며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들이 무엇을 읽고 싶어하느냐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 때문에 언론 통제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11월 중국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전대)를 앞두고 지도부 교체에 관한 언론의 독자적 취재를 봉쇄하는 비상조치까지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언론사들을 상대로 보도 내용을 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려운데다가 인터넷을 통한 정보 유통은 차단하기가 더 어려워 고민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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