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탱크 대포등 이라크접경으로 이동배치

  • 입력 2002년 9월 4일 10시 37분


미국의 대(對)이라크 전쟁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미군이 쿠웨이트의 이라크 접경지대에 탱크와 대포 등을 이동배치중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군사공격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정치, 외교적 장벽을 넘어야 하며 군사적 대비태세도 아직 본격화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들도 이같은 군사력 증강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쿠웨이트내 미군 시설에 대한 이라크군의 공격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미국 국방부가 비밀리에 카타르와 유럽지역의 군사장비들을 쿠웨이트로 이동배치하고 있으며 현재 쿠웨이트의 캠프 도하에는 1개사단, 약 2만5000명의 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는 장비가 도착해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국경과 가까운 쿠웨이트 사막지대에는 이미 8000여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현재 쿠웨이트에 배치된 탱크와 대포, 장갑차 등에 운용병력을 투입하는 데는 며칠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또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침공 작전의 개요를 설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전쟁계획이 대통령의 책상에 올라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5만-8만명의 지상군 병력과 공중지원을 결합한 작전을 추진중이며 이정도의 군사력을 구축하는 데는 몇주면 충분할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4일 오전(현지시간)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 이라크 공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이라크 문제와 관련, 미 행정부내 주요 인사들 간에 이견이 존재한다고 시인하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조만간 이라크 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장관은 지구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기상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라크 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이며 우리 역시 매우 진지하게 토의한다"며 행정부내에 이견이 있음을 인정했다.

파월 장관은 "이라크 문제에 대해 행정부, 정부밖, 의회, 언론 등에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면서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어떤 조치를 취할지 가까운 장래에 여러분에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율은 테러와의 전쟁이 개시된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ABC 방송이 지난달 29일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 지지율이 56%로, 지난달 초의 69%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동맹국들의 반대 속에 이라크를 공격하는데 대한 지지율 역시 39%로 지난달초의 지지율 54%보다 크게 하락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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