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美경제 낙관” 부시 발언싸고 시끌

  • 입력 2002년 8월 14일 18시 37분


13일 미국 텍사스주 웨이코의 바일 대학에서 열린 조지 W 부시 대통령 주재 ‘경제포럼’은 미 경제에 대한 엇갈린 시각을 여실히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경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으나 민주당 인사들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안이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부시 대통령이 경제에 대한 미 국민의 불안감을 씻어주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국민과의 대화’로 240여명의 각계 인사 및 청과물상, 요식업자, 트럭운전사 등 일반인들이 참석했다. 포럼에서 폴 오닐 재무장관도 “미 경제가 더블 딥(이중침체)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CNN은 민주당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포럼에 초대된 상당수 인사들은 공화당에 정치자금을 지원해온 기업인들”이라고 지적하고 “포럼은 일종의 쇼”라고 비난했다.

토머스 대슐리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도 “부시 행정부 들어 실업자가 200만명 이상 늘었고 증시에서 7조달러 이상의 손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 밑에서 경제고문을 지냈던 브루스 발트렛조차도 “완전한 시간낭비였다. 부시 대통령은 차라리 휴가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고 비아냥댔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도 이날짜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경제에 관한 한)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무엇을 주장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상태(clueless)에 빠져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특히 “부시 정부는 부정회계에 연루된 몇몇 최고경영자(CEO)들을 체포하고, 솜방망이와도 같은 개혁법을 통과시켰다고 해서 마치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