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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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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아프리카 12개국 정상 및 외무장관들은 8일 남아공 더반에서 회담을 갖고 지난 39년간 아프리카 유일의 정치통합기구였던 아프리카단결기구(OAU·가맹국 53개국)를 발전적으로 해체해 AU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
참석자들은 9일 AU 발족식을 갖고 창립문서 채택과 함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AU 정상회의와 각료회의, 의회 성격의 범아프리카협의체 등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들은 AU 주도 하에 궁극적으로 아프리카 단일 통화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해체되는 OAU는 1963년 창설된 이래 아프리카 단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지만 국내문제 불개입 정책을 고수해 학살과 인권유린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해 아프리카 정상들은 OAU의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AU 출범에 합의한 바 있다.
AU는 아프리카 각국의 상호협력에 의한 분쟁해결과 민주화의 진전을 기치로 서방의 투자 유치 및 무역 확대를 통해 전 지역의 발전을 지향하는 정치·경제연합체다. 8일 더반 회담에는 알제리 보츠와나 가봉 가나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세네갈 리비아 남아공 등 9개국의 수반과 에티오피아 이집트 튀니지 등 3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더반APAFP연합
▼카다피-음베키 주도권 경쟁▼
9일 출범하는 아프리카연합(AU)의 주도권 장악을 둘러싸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평의회 의장과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U 창설을 주창한 카다피 의장은 AU를 단일통화와 통합군대를 둔 아프리카 합중국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갖고 있다. 그는 이번 회담에 앞서 11개 빈국들을 위해 아프리카단결기구(OAU) 각료회의 입회비 220만달러를 대신 지불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모으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음베키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음베키 지지자들은 테러 전력 때문에 서방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카다피 의장보다는 음베키 대통령이 향후 AU 내에서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다피 의장은 리비아를 AU의 본부로 삼자고 주장한 레비 음와나와사 잠비아 대통령 등 일부 정상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아프리카 다수 정상들은 중동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리비아보다는 남아공을 대륙의 지도자로 지지하는 편이다. 카다피 의장은 7일 대규모 사절을 이끌고 더반에 도착해 각국 정상을 만나는 등 지도력을 과시했다. 이에 반해 음베키 대통령은 아프리카 동남부 국가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카다피 견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반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