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美, 이라크 침공 계획’ 폭로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40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계획이 윤곽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6일 미국은 이라크 남·북·서쪽 등 3개 방면에서 모두 25만명의 육해공 3군이 동시에 쳐들어가는 작전계획을 수립했다고 폭로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해병대와 보병을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에 진격시키는 동시에 수백대의 전투기가 터키, 카타르 등 8개국 기지에서 발진해 이라크의 비행장, 철도, 광섬유 통신망 등을 초토화시키는 작전계획을 수립했다.

‘센트컴 행동계획’이라는 제목의 이 계획서에 따르면 특수작전부대와 중앙정보국(CIA)의 비밀요원들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기지 및 연구소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뉴욕타임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아직 작전계획서가 내 책상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해 전쟁 여부와 개전 시기를 흐려왔으나 내부적으로는 이라크 침공 준비를 진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페르시아만을 담당하고 있는 제1해병여단은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기지에서 모의 공격연습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군은 카타르에 있는 비행장을 비롯해 페르시아만에 있는 여러 국가에서 군사기지들을 건설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핵심적인 군수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해 미 공군은 무기와 탄약, 항공기 엔진과 같은 예비 부품을 미국과 중동에 있는 창고에 쌓고 있는 중이라는 것.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전쟁 준비상태에 대해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으며 닷새 뒤인 26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제거를 요구하는 강경한 중동정책을 발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부시 행정부가 중동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중재가 아닌 후세인 정권의 제거에 두고 있음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이-팔 분쟁이 아니라 대량살상무기를 개발 중인 이라크가 미 국가이익에 전략적 위협이 된다는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견해를 부시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뜻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에 민주정권이 들어설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이란과 시리아를 중간에서 떼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여러 고위관리들을 취재한 결과 이라크 공격이 임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위 관리들은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적합한 조건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내년 초까지 공격이 연기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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