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美 안전벨트 단단히 매라” 추가테러 경고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39분


미국이 ‘제2의 9·11 테러’ 우려 속에 대대적인 비상 경계에 들어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과 국방부,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조국안보국은 23일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9·11 테러에 버금가는 후속 테러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들 기관은 “지금 미국은 테러와 전쟁 중”이라며 “테러범들은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입수하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특히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대규모 추가 공격 위협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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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의원들도 오사마 빈 라덴의 생존과 추가 테러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알 카에다가 아랍 방송을 통해 추가 테러 위협을 가한 직후 밥 그레이엄 상원 정보위원장은 폭스 TV와 가진 회견에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빈 라덴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미국 본토와 해외의 주요 정부 시설물에 대한 경계조치를 강화했다. 미 정부는 특히 방사능 물질을 담은 ‘더티 밤’과 고성능 자살 폭탄에 의한 테러 공격에 대비해 미국 전역에 산재한 핵 시설물과 대형 구조물, 아파트 및 경기장, 대형 선박과 항공기, 유조차 등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유엔본부 역시 창립 56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테러에 대비한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앞서 알 카에다의 대변인인 술레이만 아부 가이트는 카타르의 위성 TV 알 자지라를 통해 방송된 녹음 테이프에서 “빈 라덴과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가 모두 살아 있다”며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우리가 선택한 곳에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추가 테러를 경고했다.

아부 가이트는 이어 “미국은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일 또는 수개월 안에 우리의 말이 단지 위협이 아니라 믿을 만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테러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미 시사주간 타임과 CNN이 미국민 1003명을 상대로 공동 조사한 결과 57%가 “추가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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