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장철 신임회장 ˝친일명단 정치적 악용말길˝

  • 입력 2002년 6월 3일 18시 05분


최근 제15대 광복회장에 취임한 장철(張鐵) 회장은 3일 “친일 반민족행위자 선정 및 국회 청원은 해방된 지 반세기가 지난 상황에서 국민화합 차원에서 추진했던 사업”이라며 “이것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장인인 윤경빈(尹慶彬) 전 회장에 이어 임기 3년인 광복회장에 선출됐다. 3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2층 사무실에서 장 회장을 만났다.

-신임 회장을 맡게 된 소감은….

“나라의 국가관을 세우는 자리여서 기쁨과 책임감이 교차한다. 우선 선열들의 위업을 후손에게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애국애족에 대한 정신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과서에 애국지사들의 업적을 수록하는 등 민족 정기 선양 사업을 벌여나갈 것이다.”

-광복회에서 친일파를 가려내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발표했었는데 친일 명단 추가 공개 계획은….

“지난 50여년 동안 정리되지 않은 것을 매듭짓고 민족 정기를 살리자는 의미에서 추진했던 일인만큼 지난번 692명의 친일파 명단을 국회에 청원한 것으로 매듭지어도 괜찮다고 본다. 친일 명단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광복회가 올해 추진할 사업은….

“광복회원의 승계법을 원상태로 복원하는 일이다. 원래 열사를 포함해 3대까지가 광복회원 자격이 있었는데 1974년 군사정권이 2대까지로 줄여놓았다. 광복회원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이를 복귀시키도록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다.”

장 회장은 1922년 평북 의주에서 태어나 39년 중국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산하의 광복군 전신격인 ‘한국 청년 공작대’에서 활동하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광복 후에는 육군사관학교 제7기 특별반에 입교해 졸업한 뒤 육군 제39사단 참모장, 101 미 노무단 단장 등을 역임하고 68년 대령으로 예편했다.그는 1984∼87년 광복회 사무총장, 1999∼2002년 광복회 경기지부장을 지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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