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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4일 0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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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3일 탱크와 군병력을 동원, 팔레스타인 보안군 120여명이 피신해 있는 예수탄생교회를 봉쇄했다. 예수탄생교회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경에는 아기 예수가 말구유에서 태어났다고 기록돼 있으며 기독교인들은 말구유가 있다고 믿는 곳에 세워진 이 교회를 최고 성지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군을 피해 무기를 완전히 버린 뒤 교회 안으로 피신했으며 중상자를 포함한 10여명이 교회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교회측은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이나 이스라엘인에게 똑같이 피난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는 팔레스타인 보안군 외에도 여자와 어린이 등 300∼400명이 음식을 공급받지 못해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로마교황청은 베들레헴에서의 폭력사태가 악화되자 바티칸 주재 이스라엘 대사와 미국 대사, 아랍연맹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일부터 이틀간 회의를 열고 폭력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장 루이 토란 바티칸 외무장관은 “3개의 유일신 종교가 성지로 받들고 있는 곳을 보호하는 것은 분쟁 당사자들 모두의 의무”라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유엔 결의안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