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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2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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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고용시장의 유동성은 기업 입장에서 경기 추이에 따라 종업원들을 수시로 해고 또는 채용하는 것을 가리켰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들이 경쟁력이 낮은 사업분야를 정리할 때에도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다른 업무나 지역으로 배치시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장에 인력을 줄여야 하는 경우에도 몇 년 후 사업계획에 따라 ‘장래의 고용계약’을 하기도 한다.
식품회사인 네슬레 미국지사는 가공식품공장의 생산량 증감에 맞춰 집에서 대기하는 파트타임 인력풀을 운영하고 있다. 맞춤기계를 생산하는 아펙스테크놀로지사는 기술직사원들을 대상으로 되도록 많은 종류의 기술을 교육시켰다가 자리가 비면 곧바로 그 자리에 재배치한다. 에이엔알 용접회사는 미국 전역으로 언제든지 파견할 수 있도록 미혼자들로 구성된 인력풀을 운영 중이다.
종업원들도 대체로 이런 방식에 만족해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물론 업무가 달라지면 임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일자리가 계속 보장되고 새로운 일을 해볼 기회를 갖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이 신문은 기업들이 종업원을 해고하고 그 때마다 새 사람을 채용하는 종전 방식이 조직의 안정성과 비용 면에서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미 경제가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신규고용을 늘리기보다는 이 같은 ‘유연한 재배치’방식이 더욱 애용될 것으로 신문은 내다봤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