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돈 아닌 조직력”…美 선거운동 대변혁 예고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08분


20일 상원을 통과한 선거자금법개정안은 미국 정치 지형도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많은 돈이 없어도 조직력만 갖추고 있다면 선거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고액의 정치자금 기부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면서 소액기부자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대규모 이익단체나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미 산별노조총연맹(AFL-CIO)과 미국총기협회(NRA) 등의 입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체별 정치자금 모금창구인 정치활동위원회(PAC)의 역할 역시 중요하게 됐다.

중앙당은 큰 자금줄을 빼앗겼지만 주(州)별 지방당의 경우는 기권 방지를 위한 유권자 동원을 위해 1만달러까지 모금할 수 있는 데다 연방법률보다 자유로운 주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게 됐다.정치신인의 자금모금 전망은 어둡다. 지명도가 높은 현직정치인보다 지원을 얻기 어려운데다 이익단체들의 지원을 통한 TV광고 역시 금지됐기 때문.

미국공익연구그룹 소속 애덤 리오즈는 20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현직정치인이 거실에 편히 앉아 선거를 치를 동안 정치신인은 소외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역시 수혜자 가운데 하나. USA투데이는 “부시 대통령이 2000년 하드머니로만 1억100만달러를 벌어들인 조직력을 볼 때 하드머니 상한선이 두 배로 늘어난 2004년에는 이 금액의 두 배까지 모금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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