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아라파트 후계자 2명 첫 거론

  • 입력 2002년 2월 8일 17시 58분


아메드 코레이 의회의장(왼쪽)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사무총장.
아메드 코레이 의회의장(왼쪽)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사무총장.
지난해 12월초부터 두 달째 요르단강 서안도시 라말라의 집무실에서 이스라엘 탱크에 포위돼 행동의 자유를 잃어버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72).

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아라파트 수반이 테러 척결에 적극 나서도록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지만 그와의 관계는 끊지 않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미국이 대테러와 전쟁 확대를 공언하고 있고 이스라엘이 자신에 대한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불안감 속에서 그는 이집트의 잡지 알무사와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2명의 후계자 후보를 거론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의회의장은 대선 전 60일 동안 임시로 자치정부 수반이 되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새 지도자가 뽑힐 때까지는 PLO를 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부 알라’로 불리는 아메드 코레이 의회의장과 ‘아부 마젠’으로 불리는 제2인자 마흐무드 압바스 PLO 사무총장(67)을 잠재적 후계자로 지목한 것. 아라파트 수반은 권좌에 있는 40여년동안 후계자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라파트 수반의 권력은 이미 새고 있다는 게 정설. 아라파트 수반의 사무실 앞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가 하면 이슬람 과격단체 하마스는 아예 말을 듣지도 않는다. 아라파트 수반이 직접 이끄는 무장단체 파타 내에서도 영(令)이 서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아예 아라파트 수반을 무시하고 있다. “82년 레바논 침공 때 아라파트 수반을 죽이지 못한 게 한”이라는 말까지 한 샤론 총리는 지난달 30일 예루살렘에서 압바스 사무총장과 코레이 의회의장을 비밀리에 만났다. 회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코레이 의회의장은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도 만났다. 코레이 의회의장은 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 참여했으며 압바스 사무총장은 평화협정에 서명한 인물이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앞으로 팔레스타인측 대화 상대로는 이들 2명 및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치안대장인 모하메드 달란과 지브릴 라유브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압바스 사무총장〓35년 사파드에서 출생. 파타운동의 창립자 중 하나. 20년 동안 이-팔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함. 80년 이후 PLO내 민족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 협상대표로 자주 참석. PLO 사무총장.

▽코레이 의회의장〓예루살렘 부근 아부디스 출생. 89년 이후 파타 중앙위원회 멤버. 70년대 말 베이루트에서 사메드 연구소 설립. 자치정부내 경제장관. 팔레스타인의회의장.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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