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부시발언으로 햇볕정책 좌절"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39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무덤에 파묻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지가 6일 보도했다.

FT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의 대북 유화정책에 대해 미국이 인내심을 잃었음을 나타낸 것이며 이는 김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부시 대통령의 발언으로 북한이 고립주의로 더욱 후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좌절감을 느낀 김 대통령은 최근 햇볕정책의 회생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낮아졌고 북한도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은 김 대통령의 정책에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내에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희망하고 있으나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FT는 미국과, 북한에 더 회의적일지 모르는 한국 차기 정부도 결국 대북 포용정책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19일부터 시작되는 부시 대통령의 방한이 이를 가늠할 시금석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방한기간에 대북 발언 수위를 낮춘다면 햇볕정책은 회생할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지막 한줌 희망의 빛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대인 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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