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誌 표지모델 액운 징크스

  • 입력 2002년 1월 23일 19시 15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SI)의 표지모델로 나서지 말라.’

SI는 세계적으로 2000만명이 구독하는 최대 스포츠 전문 주간지. SI의 표지모델로 등장하는 것은 정상급 스포츠인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년간 SI 표지모델에 대한 ‘금기’가 내려오고 있다. 표지에 등장하면 불운이 뒤따른다는 것.

그러자 SI 자신이 최신호에서 ‘검은 마술의 비밀을 밝혀라’는 제하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그 징크스를 파헤쳤다.

징크스는 54년 8월 프로야구선수 애디 매튜가 표지모델로 나온뒤 손 부상을 입고 7게임을결장하면서 시작됐다. 55년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선정된 승마선수 빌 우드워드는 모델로 포즈를 취했다가 얼마 뒤 부인이 실수로 쏜 총에 맞아 숨졌다. SI는 잡지 발매 전 부랴부랴 표지모델을 야구선수 잔 포드레스로 교체했다. 그러나 포드레스 역시 다음 시즌에서 승률이 5할대 아래로 떨어졌다.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도 14일자 표지모델로 포즈를 취한 것과 동시에 부인으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했다.

SI는 지금까지 표지모델로 등장했던 2456명을 조사한 결과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기록 저조 등의 불운을 겪은 사람은 913명으로 37%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포츠 심리학자 짐 로허는 SI징크스가 액운이 아닌, ‘더욱 높아진 기대감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스포츠잡지에 등장한 후 더욱 높아진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심적 부담감으로 경기를 망치거나 개인적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

SI는 “축구 야구와 같은 단체종목보다 심적 부담이 큰 개인종목의 선수 중에서 징크스 사례가 많은 것을 봐도 이 같은 연관성을 알 수 있다”면서 “그래도 우리의 책임일까”라고 반문했다.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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