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감사에 문서 파기… 앤더슨社도 몰락 위기

  • 입력 2002년 1월 14일 17시 55분


세계 5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아서 앤더슨이 엔론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아서 앤더슨은 엔론에 대한 부실회계 감사에 이어 엔론 관련 서류를 파기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조만간 의회와 법무부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조사를 받게 될 경우 치명적 영업 손실을 우려한 앤더슨은 KPMG 피트 마윅, 딜로이트 투시 토마츠,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언스트 앤드 영 등 다른 대형 회계법인들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앤더슨의 회계 스캔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오물처리업체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에 대한 회계감사를 잘못하는 바람에 회계법인에 부과된 벌금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700만달러(약 91억원)의 벌금을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내야 했다. 또 전자업체 선빔에 대한 회계감사에 문제가 생기면서 선빔 주주들로부터 제소를 당해 1억1000만달러(약 1430억원)를 주고 화해했다.

전문가들은 앤더슨이 엔론사 관련 문서들을 임의로 파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법적 시비에 휘말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문서 파기가 엔론사가 6억18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공표하기 직전 회사 고문 변호사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