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국민 해외탈출 러시

  • 입력 2002년 1월 9일 16시 05분


아르헨티나 정부의 외채위기 극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급등하고 해외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 엑소더스 시작되나= 최근 아르헨티나 주재 유럽국가 대사관에는 조국을 탈출해 해외에 취업하거나 이민을 가려는 주민들이 하루 수백명씩 몰려들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특히 스페인대사관에는 스페인계 아르헨티나인들이 간이의자에서 밤을 지새우며 몇 블럭에 걸쳐 대기형렬을 이룰 정도라는 것.

이는 초(超)인플레 우려 등 경제불안이 증폭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일부 생필품과 가전제품은 사재기로 동이 나거나 가격이 수십%씩 폭등하고 있다.

올해 20세된 아들의 여권을 구하기 위해 8일 이탈리아 영사관을 찾은 법률가 알리시아 그리피씨는 “아르헨티나의 경제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 며 “문제는 앞으로 이 나라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없다는 점” 이라고 말했다.

수개월전 해고된 뒤 새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아버지의 조국인 스페인행을 결심한 가브리엘 클리멘드씨(24)는 “경제가 악화되면 이런 대기행렬이 더욱 길어질 것” 이라고 우려했다.

▽외국채권단의 소송 위협= ‘아르헨티나 채권단 위원회’ 란 단체는 8일 “호르헤 레메스 레니코프 아르헨티나 신임 경제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앙은행이 JP모건 등 일부 외국투자은행에서 지난해 9월에 빌린 13억5000만달러를 갚으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며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를 강행할 경우 국제 금융관행에 대한 명백한 도전” 이라며 “이 경고를 무시할 경우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과 독일, 스페인 등에서 모두 15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받기 위해 IMF 및 이들 국가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JP 모건은 아르헨티나 통화정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페소화 가치가 최고 63% 떨어질 수 있다” 고 전망했다. 또 미국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는 아르헨티나가 시행할 이중환율제는 실패로 끝나고 부패와 투기를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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