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침몰 怪선박 자폭”

  • 입력 2001년 12월 25일 17시 52분


22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에 사격하는 장면을 촬영한 연속사진.
22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에 사격하는 장면을 촬영한 연속사진.
22일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교전 끝에 침몰한 괴선박의 선원들은 체포를 피하기 위해 침몰 전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상보안청은 또 괴선박이 자폭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25일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사고해역에서 발견한 2구의 남자 시체를 검안한 결과 1구에는 총탄이 관통한 상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상보안청은 순시선에서 발사한 20㎜ 기관포에 맞았으면 시체의 손상이 심할 텐데 관통상 외에는 눈에 띄는 상처가 없어 권총 등으로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 "괴선박 또출현" 日열도 발칵
- 中,日 발포 비난



또 배가 침몰하기 직전 바다에 뛰어든 선원 15명(적외선 감시장치를 통해 추정한 수)에게 구명튜브를 던졌으나 누구도 이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해상보안청의 순시선과 항공기가 적외선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을 분석한 결과 괴선박에서는 침몰하기 직전인 22일 오후 10시11분경 선박의 중앙 뒤편 배 밑에서 수초간 두 차례의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보안청은 이 폭발로 배 밑이 뚫리면서 순식간에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기 지카게(扇千景) 국토교통상은 이날 “침몰한 선박을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은 “괴선박이 북한 공작선으로 밝혀지면 항의 외에도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경제제재가 취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괴선박이 로켓포까지 발사한 데 대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괴선박을 나포하기 위해 영해 밖에서도 사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해상보안청법을 개정하고 △해상자위대도 추격에 참여하도록 자위대법도 개정하며 △고속 순시선의 건조 및 중무기도 보강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괴선박이 사용한 로켓포는 80년대부터 쓰이고 있는 대전차용 소련제 견착식 RPG7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