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쿠데타 기도 저지…7명 사망

  • 입력 2001년 12월 18일 15시 05분


카리브해에 위치한 아이티에서 17일 새벽(현지시간) 쿠데타가 발생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경찰이 쿠데타세력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7명이 사망하고 정부 지지자들이 야당 지도자의 저택을 방화하는 등 정국이 혼란속에 빠져들었다.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성명에서 "쿠데타 기도를 저지했지만 모든 사태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쿠데타를 기도한 무장 괴한 33명은 17일 새벽 2시경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궁에 난입해 경찰과 교전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2명과 행인 2명, 괴한 1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졌다. 경찰은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통하는 도로에서 픽업트럭에 탄 부상한 무장 괴한 1명을 체포했으며, 달아난 10여명의 공모자들을 추적중이다.

쿠데타 발생 당시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5㎞ 떨어진 교외 타바레 지역의 관저에 기거하고 있어 피해를 모면했다.

괴한들의 무선 교신 과정에서 쿠데타 기도 세력의 우두머리로 지칭된 것으로 알려진 가이 필리페 전 캡-아이티안시 경찰청장은 AP 통신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연루설을 부인하고 "쿠데타 기도는 야당을 탄압하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리스티드 정부 지지자들은 쿠데타 기도 소식에 격분해 사탕수수 절단용 칼과 횃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 나왔으며, 제랄드 피에르-찰스를 비롯한 야당 지도자들의 저택에 연달아 불을 질렀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아이티에서는 현 집권당이 압승한 지난해 5월 총선거와 지방선거 부정시비로 정정 불안이 계속돼 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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