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파견된 한국 대표단은 출국 전 화생방 훈련을 포함한 강도 높은 테러 대비 교육을 받았다. 반세계화 시위로 얼룩졌던 99년 시애틀 회의처럼 이번 회의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장소 선정에서부터 진통을 겪었다.
당초 WTO는 올해 1월 일반이사회에서 각료회의 개최지로 카타르 도하를 확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테러참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공격이 시작되면서 중동에 있는 도하가 회의 장소로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미국은 테러리스트나 시위대의 방해와 공격을 우려했다.
WTO 사무국은 개최지를 바꾸면 아랍권이 반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을 설득해야 했다. 카타르 역시 이번 회의를 위해 새로 호텔을 짓는 등 공을 들여 왔기 때문에 이중삼중의 보안 조치를 약속하며 개최를 희망했다. 이 때문에 비록 테러리스트들이라도 같은 아랍 형제의 ‘잔치’에 재를 뿌리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카타르는 아라비아반도 동부 페르시아만의 면적 1만1427㎢, 인구 60만명 정도의 작은 나라. 주민의 대다수는 목축업과 어업 석유산업에 종사하며 재정 수입의 90% 이상을 석유수입에 의존한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