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 스파이 누명 벗겨주오"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52분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간첩 혐의로 처형된 마타 하리의 명예회복을 위해 그녀의 고향 인사들이 발벗고 나섰다.

마타 하리의 고향인 네덜란드 레바르덴시와 마타 하리 재단은 그녀의 사망 84주기에 맞춰 당시 마타 하리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프랑스 법정의 재판이 잘못됐다며 15일 프랑스 법무부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들이 레지스탕스 요원과 독일 및 프랑스 정보기관의 첩보 문서들을 분석한 결과 마타 하리는 처음 독일 측에 스파이로 이용되다가 정체가 드러나자 프랑스 정보기관을 위해 일을 했다는 것. 그러나 프랑스는 그녀의 이용가치가 떨어지자 희생시켰다는 게 이들 고향 인사의 주장이다.

매혹적인 외모와 빼어난 무용 솜씨로 유럽의 사교계에서 떠오른 별로 등장한 마타 하리는 1차 대전 시작과 함께 독일 간첩으로 포섭됐다가 이후 독일과 프랑스 양측을 오가며 이중간첩 역할을 한 혐의를 받았다. 구체적 혐의는 처음 독일 첩자로 활동하다가 프랑스에 포섭돼 독일 장교와 사귀던 중 다시 독일에 포섭돼 이중간첩으로 암약했다는 것.

이에 대해 마타 하리 재단 측은 “독일이 효용가치가 떨어지자 프랑스에 고의로 암호문을 흘려 그녀를 프랑스에 넘겼으며 프랑스도 선전전에 이용할 목적으로 그녀를 처형했다”며 “마타 하리는 이중간첩이 아니라 두 나라 사이에서 이용당하다 희생된 불쌍한 무용수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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