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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5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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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수업이 한창이었지만 파키스탄 출신 신입생 한 명은 3층 창문 너머 훤히 보이는 무역센터 빌딩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뭘 보고 있는 거니?”
담임교사 앙토아넷 디로렌조의 질책 섞인 물음에 신입생은 대답한다.
“저기 무역센터 빌딩 보이죠? 저 쌍둥이 건물들이 다음주엔 저기 없을 거예요.”
뉴욕웨스트체스터저널뉴스, MSNBC 방송 등 미국 언론에 의해 사실로 확인된 ‘소설보다 기괴한’ 이 이야기에 미국 시민들은 “테러사건 전에 일부 이슬람교도들은 소문으로 다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다시 한번 뒤숭숭해하는 분위기다.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지만 이 학생의 말을 기억하고 있던 디로렌조 교사는 테러참사 이틀 후인 13일 고민 끝에 학교측에 이 사실을 털어놨고 학생은 바로 뉴욕경찰과 FBI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이 학생은 경찰의 신문에서 “기분이 울적해서 한번 해 본 말”이라고 답했으며 테러 배후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이나 다른 테러조직과 연관이 있다는 단서는 아직 없다고 MSNBC는 14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과 경찰측이 신문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어 시민들의 궁금증은 이어지고 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