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옷 입어라” 맥도날드의 지혜

  • 입력 2001년 10월 13일 19시 06분


인도네시아에 있는 미국계 체인점 맥도널드 상점들이 기발한 방법으로 반미(反美) 시위대들의 습격을 모면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지는 자카르타의 맥도널드 체인점들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반미 시위의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지난주부터 이슬람교도 전통 복장을 입히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남자 직원은 ‘페치’라는 챙이 없는 전통 모자를 쓰고 여직원들은 머리에 숄을 걸쳤다. 이 방법이 성공해 자카르타에 있는 맥도널드 체인점들은 한번도 시위대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반면 같은 미국계 유명 체인점인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일부 상점은 수난을 당했다. 12일 새벽(현지시간) 남부 마카사르에 있는 KFC 체인점에서 폭탄이 폭발한 것.

또 파키스탄 최대도시 카라치의 KFC 체인점에서도 시위대에 의해 최근 불이 났다. 이 체인점은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간판과 상점 앞의 인형 등을 담요 등으로 가려놓았지만 이미 위치를 알고 있는 시위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는 것.

2억2000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 이상이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이 국민에게 KFC, 맥도널드, 던컨도넛 등 미국계 체인점을 비롯해 코카콜라, 나이키, 아디다스 등 미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요청하고 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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