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전략문제硏 수하로프소장 인터뷰]

  • 입력 2001년 10월 7일 19시 16분


“아프가니스탄 신정권은 미국 등 서방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이란 파키스탄 등 주요 주변국의 동의와 지지 속에서 탄생해야 한다.”

샤리포브 수하로프 타지키스탄 전략문제연구소장은 “미국이 현재 관련국과 활발한 협의를 하는 것은 탈레반에 대한 군사행동을 위한 국제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탈레반 이후의 아프가니스탄의 질서 구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보는가.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등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작전을 펴고 탈레반을 국내외에서 고립시키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면 결국 탈레반 정권은 붕괴할 것이다. 이미 탈레반 세력이 많이 위축됐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군사행동이 시작되면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어떤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미 미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타지키스탄은 러시아와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다. 미국이 북부동맹과 공동작전을 펴기 위해서는 인접한 타지키스탄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그래서 미국의 설득과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반군과의 7년 내전이 끝난 지 4년밖에 되지 않아 타지키스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북부동맹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카불을 탈환하고 재집권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종적으로 타지크인과 우즈벡인이 다수를 이루는 북부동맹이 카불만 점령하고 더 이상 남하를 포기할 경우 현재 탈레반의 지배를 받고 있는 남부지역에 파슈툰인의 정권이 수립되는 등 아프가니스탄이 분단될 가능성도 있다.” -탈레반과 북부동맹은 전비를 풍족하게 쓰고 있는데 돈이 어디서 나오나. “탈레반은 헤로인 등 마약을 제조해 타지키스탄 등을 통해 전 세계로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와 타지키스탄은 이 마약 판매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탈레반의 마약 제조는 연간 약 80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그동안 재정 지원을 해온 파키스탄은 최근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부동맹은 루비 광산에서 나오는 수입과 러시아 이란 등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두샨베(타지키스탄)〓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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