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테러와의 전쟁’ 10개년 비밀계획 추진

  • 입력 2001년 9월 20일 17시 02분


미국과 영국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테러조직과 그 연결망을 완전 분쇄하기 위해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 10개년 비밀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20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위해 걸프만과 인도양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지만 1991년 미군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 펼쳤던 ‘사막의 폭풍’ 작전 같은 단기적인 집중 공격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양국이 구상 중인 지구촌 테러분쇄 청사진은 군사 외교 경제 등 전방위적인 제재 조치를 통해 개별적인 테러조직은 물론 그 연결망까지 뿌리뽑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소 5년에서 10년 앞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초토화하는 이른바 ‘단기전 계획’은 미국과 영국 수뇌부에 의해 거절됐다고 전했다. 군사력 동원 구상은 정치 경제 외교적 제재를 통해 테러조직을 박멸하고 본토를 수호하겠다는 ‘고귀한 독수리’ 작전의 일부 수단으로만 이용된다는 것. 이와 관련해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19일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고귀한 독수리’작전은 6개월 내지 12개월, 또는 몇 년간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이 이처럼 테러조직 분쇄를 위한 장기 비밀계획을 구상하게 된 데는 테러조직들의 군사력이 만만치 않아 섣불리 무력으로만 대응했다가는 이번 테러를 능가하는 큰 피해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기관들은 중동과 동구권, 중앙아시아에 퍼져 있는 테러조직들은 재래식 무기로 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공할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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