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응징 전쟁]美 작전 시나리오

  • 입력 2001년 9월 16일 18시 36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이 임박하면서 공격목표가 어디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를 인도양에 전진 배치하고 해병대 특수부대를 파키스탄에 파견하는 등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격명령이 떨어지면 언제든 아프가니스탄의 목표물을 공격할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공격목표〓미국의 1차 공격목표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기지와 은신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의 동부 4개주. 미국은 잘랄라바드와 다룬다 등 산악지대에 위치한 4개 테러캠프에서 특수교육을 받은 무자헤딘 전사들이 이번 미국에 대한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빈 라덴이 이끄는 무장세력에 무기와 식량 등을 보급하는 수도 카불 공항과 주요 이동경로로 이용되고 있는 로가르도 미국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만약 탈레반 정권이 빈 라덴의 인도 요청을 거부하고 끝까지 저항할 경우 탈레반 정권 전복을 2차 목표로 정해 파키스탄과 이란 국경을 봉쇄한 뒤 카불과 주요 시설에 대한 무차별 전면 공격을 단행할 수도 있다. 미국 고위층은 이번 전쟁의 목표는 테러의 근거를 뿌리째 뽑기 위한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제거대상인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야구공 크기 물체의 움직임까지 식별할 수 있는 미 우주사령부(USSC) 소속 50여개의 첩보위성과 24개의 위성네트워크를 풀가동해 추적하고 있다.

▽공격루트〓현재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큰 골격은 토마호크 미사일과 폭격기의 융탄폭격을 통해 테러지원자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의 근거지를 초토화한 뒤 필요한 경우 파키스탄을 통해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작전을 펼친다는 것.

미국은 이를 위해 인도양과 페르시아만, 유럽대륙을 통한 해상 및 공중 공격 등 다양한 작전을 구상하고 있다. 13일 페르시아만에서 발진한 미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와 칼빈슨호, 영국의 일러스트리어스호는 이미 속속 인도양으로 집결하고 있다.

미국은 공격초기에는 토마호크미사일과 F14 및 F18 전폭기의 최첨단 정밀 유도 폭탄으로 병참기지와 테러기지 등 빈 라덴의 근거지를 집중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이 바다로부터 1600㎞ 떨어진 내륙국가라는 사실이 미국에는 커다란 고민거리다. 각종 항공기는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 위해 인접국의 영공을 통과해야 하고,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영토통과와 함께 군기지 사용 등의 지원까지 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루트는 파키스탄 이란 타지키스탄 등 아프가니스탄 인접국과의 협상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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