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합참의장 "빈 라덴 아프간남부 은신"

입력 2001-09-15 01:31수정 2009-09-1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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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미국이 테러의 배후로 빈 라덴을 지목하고 대대적인 보복 공격 준비에 착수하면서 그의 은신처를 과연 찾아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소재와 관련해 아나톨리 크바슈닌 러시아군 합참의장은 14일 빈 라덴이 현재 아프가니스탄 남부지역에 은신하고 있다고 밝혀 러시아가 그의 은신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크바슈닌 합참의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빈 라덴은 현재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산악지대에 은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위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그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이슬람 극렬 세력이 준동하고 있는 중동 또는 동남아시아로 떠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크바슈닌 합참의장의 발언에 따라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장소를 바꿔가며 숨어있을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 내에 있더라도 그의 은신처가 쉽사리 발견될 것이라고 보는 이는 드물다. 빈 라덴은 평소에도 수시로 거처를 바꾸며 극도의 보안 속에서 활동하는 은신의 귀재다. 잠자리에 들기 몇 분 전에야 그날의 숙소를 최종 결정할 정도로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가까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고위 인사들도 그가 한곳에서 이틀 이상 머무른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빈 라덴은 수백㎞씩 떨어진 은신처들을 헬기나 픽업 트럭을 이용해 오가며 자신과 비슷한 부하를 골라 대역을 시킴으로써 서방 정보기관을 교란하는 전술도 사용해 왔다. 이 같은 철저한 은신술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 소련에 대항하던 이슬람 세력을 지원할 때부터 몸에 밴 습관.

빈 라덴이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월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열린 아들의 결혼식에서였다.

파키스탄 정보기관 소식통은 빈 라덴이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사건이 발생한 지 수분 뒤에 핵심 측근들과 함께 어디인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 정보가 확실하다면 빈 라덴은 미국의 보복을 예상하고 아프가니스탄 내 오지에 있는 또 다른 은신처로 숨어들었거나 아예 외국으로 탈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로돌포 비아존 필리핀 상원의원은 13일 “빈 라덴이 평소 유대관계를 맺어오던 필리핀 남부의 이슬람 무장세력인 아부 사야프를 찾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94년부터 아부 사야프에 자금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LA타임스지는 13일 “빈 라덴이 90년대 말부터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작은 섬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이들 나라의 이슬람 과격 세력과 연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빈 라덴이 이들 나라의 정글 속 오지로 숨어들 경우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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