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백악관 암호 노출내부에 敵 의혹”

  • 입력 2001년 9월 13일 23시 17분


미국의 백악관 내에 이번 테러사건에 연루된 스파이가 있을 지 모른다고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윌리엄 새파이어(사진)가 13일 ‘벙커 안에서’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주장했다. 사고 당시 협박성 메시지가 백악관 경호대 고유암호로 백악관에 전해졌다는 것이 이 같은 주장의 근거다. 다음은 칼럼 내용 요약.

세계무역센터가 폭파된 직후 워싱턴에 남아 있던 딕 체니 부통령은 재무부 소속 대통령 비밀경호대 요원의 호위 아래 핵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지하 대통령비상작전센터(PEOC)로 이동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곳에서 다른 비행기가 백악관을 목표로 돌진하고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플로리다에서 공군1호기에 탑승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연락을 취해 워싱턴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라고 권했다.

당시 한 여객기가 국방부에 충돌한 상태였고 적대성 여부를 알 수 없는 국제선 여객기 수대가 워싱턴을 향해 접근 중이었다. 그때 ‘다음은 에어포스원(미 공군1호기로 대통령 전용기를 지칭)’이란 협박성 메시지가 대통령 경호대 고유암호로 날아들었다.

대통령은 워싱턴행을 고집했으나 경호대는 반대했다. 경호대 고유 암호를 알고 있다는 것은 대통령의 다음 행동과 위치를 알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대통령은 일단 루이지애나 기지로 옮겼다 전략공군사령부가 있는 내브래스카의 공군기지로 이동했다.

‘다음은 에어포스원’이란 뜻의 경호대 고유암호를 어떻게 그들이 알고 있었을까. 이것이 만일 테러범이 백악관 내부, 경호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연방항공청(FAA) 등에 내부 정보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스파이 색출일 것이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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