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한국인 의사들도 구조현장 구슬땀"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51분


신용택씨(오른쪽)와 2년차 레지던트 김준억씨
신용택씨(오른쪽)와 2년차 레지던트 김준억씨
“부상자들이 몰려드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숨돌릴 틈도 없이 바빠 몸은 녹초가 됐지만 의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비행기충돌 테러 현장에서 부상자들이 끊이지 않고 수송돼 오고 있는 맨해튼 11가의 세인트빈센트병원의 한인 1.5세 의사 신용택씨(36).

응급실과 수술실을 오가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지만 전쟁터 같은 아수라장 속에서도 미국인들의 따뜻한 인간애를 체험하며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부상자들이 본격적으로 도착하기 전에 이미 자원봉사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헌혈이 줄을 이었다”면서 “이런 인간애가 미국을 지탱하는 힘인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이 병원의 유일한 한국인 흉부외과 전문의인 신씨는 비번인 동료 의사와 다른 도시에서 활동하는 의사들도 테러소식을 접하고 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곧바로 달려와 밤을 새우며 부상자 치료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 현장 인근에 위치한 이 병원엔 12일 낮 현재까지 1700여명의 부상자 중 681명이 수송돼 치료를 받았다. 병상이 모자라 복도와 회의실에도 임시병상이 차려져 있다는 것.

신씨는 부상자들이 몰려들자 2년차 레지던트인 김준억씨(29)와 함께 외과수술이 필요한 부상자를 가려내 큰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수술실에서, 간단한 수술은 응급실에서 조치를 하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의사로서 도울 수 있는 기술을 익힌 것이 고맙고 미국으로 이민 와서 배운 기술로 미국인들이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975년 아버지를 따라 뉴욕에 온 그는 코넬 의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부속병원에서 레지던트를 거쳤으며 국내 심장병어린이 돕기에 나서기도 했다.<뉴욕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