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스펠드 "美 병력감축 검토"

  • 입력 2001년 8월 9일 18시 41분


미국은 군 현대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병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8일 밝혔다.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국방부가 4년마다 의회에 보고하게 돼 있는 국방검토보고서(QDR) 에 관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의 기자회견에 참석, “결국엔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분야의 하나인 병력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포위츠 부장관은 “병력 감축이 정예 요원의 감축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격이 될 것”이라며 “병력 관리 문제는 매우 현실적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말까지 의회에 제출할 QDR에 병력감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뤄질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이날 럼스펠드 장관이 7일 군개혁을 위해 육해공군 병력을 모두 부분적으로 삭감하는 계획에 관해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보고에 따르면 육군의 경우 최대 5만6000명(전체 10개 사단 중 2.8개 사단에 해당)을 감축하고 공군은 61개 전투 편대 중 16개를, 해군은 12개 전단 중 1, 2개를 삭감하는 것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병력감축은 6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으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1조3500억달러 감세 정책과 경기둔화로 인해 국방부가 군 개혁에 소요되는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게 됨에 따라 검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제 등 첨단 군사력을 강화하고 군의 기동성을 높여 신속배치가 가능하도록 현재의 군 체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럼스펠드 장관에게 제시된 군병력 감축 보고서는 전세계 미군 중 어느 지역의 병력을 감축할 것인지를 분명히 제시하지 않았으나 국방부 관계자들은 유럽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는 이날 월포위츠 부장관이 “유럽의 군사적 위협이 다른 지역보다 낮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미국이 유럽주둔 병력 감축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방부 내에서도 병력감축에 반대하는 의견이 만만치 않고 유럽국가들도 미군 병력 감축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병력감축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이다.

럼스펠드 장관에게는 병력감축 보고서와 함께 병력의 현 수준 유지를 주장하는 다른 보고서도 보고됐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