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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6일 0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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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장 재직 시절 해외여행 경비 유용 의혹에 시달려온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14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프랑스 TV와의 기자회견에서 여행 경비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돈(항공료)은 합법적으로 지불됐다”고 주장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92∼95년 자신과 가족, 보좌관 등이 20회에 걸친 해외여행시 항공료로 240만프랑(약 4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지불한 데 대해 여론의 공격을 받아왔다.
시라크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얼굴을 내밀고 조목조목 대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그는 “나는 한번도 공짜로 여행한 일이 없으며 모든 여행은 업무상 출장이었다”면서 “항공료를 현찰로 지불한 것은 보안과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시라크 대통령은 항공료의 출처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비자금의 존재는 프랑스 정치의 전통이다. 좋은 전통이 아닐지는 몰라도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존속되는 전통”이라고 말했다.자신에 대한 검찰 일각의 소환 요구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들어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시라크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프랑스 민영 TF1 방송은 “그의 놀라운 설득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TFI이 실시한 즉석 여론조사는 ‘시라크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해 증언해야 한다는 의견’이 59%로 반대한다(41%)는 의견을 압도해 그의 설득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