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전 시작…野 4당 정부태도 비판

  • 입력 2001년 7월 11일 18시 35분


일본 정국의 풍향을 가늠할 참의원 선거(29일)를 위한 선거전이 12일부터 시작된다. 이날 참의원 선거 공고와 함께 각당 후보들은 후보등록을 마치고 17일간의 선거전에 돌입한다.

취임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인기가 실제로 자민당 의석 확대로 연결될 것이냐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 고이즈미 총리가 주창하고 있는 ‘성역 없는 개혁’ ‘고통을 동반한 개혁’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선거의 초점〓임기 6년의 참의원 정원은 252명. 3년마다 절반씩 바뀐다. 이번에는 원래 126명을 선출해야 하나 정원 5명을 줄이기로 했기 때문에 121명만 선출된다.

최대 초점은 자민 공명 보수당 등 연립 3당이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 현재 연립 3당은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77석과 3년 후에 바뀌는 61석을 합쳐 과반수인 138석을 확보하고 있다. 연립 3당은 이번에 63석만 확보해도 과반수를 유지하기 때문에 과반수 유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들이 자민당의 독주를 얼마나 저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제1야당 민주당은 ‘개혁’을 간판으로 내걸고 집권의지를 불태워 왔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등장으로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정국 전망〓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모리 총리로는 참의원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당내 비판에 못 이겨 중도하차 했기 때문에 고이즈미 총리가 참의원에서 승리하면 9월 총재선거에서 투표없이 다시 자민당 총재로 추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고이즈미 총리로서는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닦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 참의원 선거 이후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자 비주류인 하시모토(橋本)파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선거에 승리하면 고이즈미 총리는 구체적 개혁안을 제시해야 한다. 구조개혁에 따른 기업도산과 실업률 증가 등의 고통을 일본인들이 얼마나 수용할지도 주목된다.

▽7개 정당 당수 토론〓자민당 총재인 고이즈미 총리 등 7개 정당 당수들은 11일 합동토론회를 갖고 전초전을 치렀다. 이 자리에서 민주 사민 자유 공산당 등 야 4당 당수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노선은 구호뿐”이라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고이즈미 총리는 “두 번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전쟁 희생자를 추도하기 위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대해 도이 다카코(土井多賀子) 사민당 당수는 “A급 전범인 전쟁 책임자에게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 히틀러 앞에서 약속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11일 일본 도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야 7당수 합동토론회에서 민주 공산 사민 자유당 등 야 4당은 교과서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역사문제는 과거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태도를 통렬히 비난했다. 또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역대 자민당 집행부는 일본의 침략전쟁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한국민이 문제의 교과서에 항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도이 다카코(土井たかニ) 사민당 당수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자유당 당수도 일본 정부의 임기응변 대책을 비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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