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화재 화제2제]巨石 '스톤헨지'-인골 '케네윅人'

  • 입력 2001년 7월 8일 18시 52분


기원전 2000년경 영국의 신석기인들이 윌트셔주 솔즈베리 평원에 세운 거석(巨石)기념물인 스톤헨지.

4000여년전 신석기인들이 이 거대한 돌을 어떻게 옮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를 재현해 보려는 영국인들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 프로젝트는 웨일즈문화그룹이 기획하고 헤리티지복권재단이 10만파운드(1억9000만원)를 제공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돌을 운반하는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자 헤리티지복권재단과 이 재단의 보험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감을 잃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할 수 없고 따라서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톤헨지에 사용된 돌의 출처로 추정되는 웨일즈로에서 약 3톤짜리 돌을 스톤헨지가 있는 솔즈베리평원까지 옮기는 것. 이동 거리가 육로 해로 등 총 380㎞에 달한다.

위기는 지난해 여름 해로 운반에서부터 시작됐다. 해로 운반 도중 파도에 의해 뗏목이 부서져 나갔기 때문. 육로 운반도 어려움이 많았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자원자들은 신석기시대인처럼 옷을 입지 않고 썰매에 돌을 실어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옷을 입지 않은 채 돌을 운반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참가자들이 계속 상처를 입기 때문이었다. 또한 하루에 4.8㎞를 운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와 달리 1.6㎞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이같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하자 후원자들이 두 손을 든 것이고 그로 인해 영국인들의 자존심을 과시하려던 멋진 프로젝트가 무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

▼9300년전 인골 누구 소유일까

미국 인디언 원주민의 뿌리는 동아시아인인가?

최근 이와 관련된 새로운 학설의 근거가 될 수 있는 9300여년전 인골 하나를 놓고 미국 고고학자 인류학자와 원주민들 간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 인골은 1996년 고고학자들이 워싱턴주의 콜롬비아강 근처에서 발견한 것. 고고학자들은 인디언부족의 이름을 따서 ‘케네윅인(人)’으로 명명했다. 연구 결과, 현대 인디언들과 닮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케네윅인의 인골이 현대 동아시아 사람들의 뼈와 닮았다는 과학계의 의견도 제기됐다. 이를 토대로 ‘약1만년전 동아시아에서 배를 타고 건너간 사람들이 아메리카에 정착했다’는 새로운 가설이 등장했다. 이 가설은 ‘약 1만2000년전 베링해협을 통해 건너온 사람들이 북아메리카 대륙의 뿌리’라는 기존 이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당시 인류학 고고학 생물학계를 흥분시켰다. 이후 이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어 왔다. 그런 와중에 최근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 북서부 인디언 5개부족 연합체가“이 인골은 우리들 조상의 신성한 유골이므로 학자들의 연구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우리들의 땅에 다시 매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곧이어 미국 정부도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이번엔 인류학자 고고학자들이 정부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인골이야말로 미국 원주민의 뿌리를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자료이기에 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한 두 부족의 것이 아니라 미국 역사의 것”이라고 주장했다.학자들과 원주민과의 의견 대립은 여전히 팽팽해다. 이 문제는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내 법정으로 넘어갔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