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우크라 첫 방문 …가톨릭-정교 화해 호소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52분


키예프 대통령궁 찾은 교황
키예프 대통령궁 찾은 교황
타 종교와의 화해를 모색하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3일 러시아 정교회 국가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도착해 과거 로마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가 서로에 저지른 과오를 용서할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보리스필 공항에서 레오니트 쿠치마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먼 과거와 가까운 과거에 서로에 저지른 실수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우리의 과오를 인정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교회측 대표들은 아무도 교황을 영접하러 나오지 않았다. 벨로루시를 방문 중인 러시아의 알렉시 2세 정교회 총대주교를 비롯한 정교회 지도자들은 교황의 방문이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간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정교회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를 가톨릭교회 교황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오로 2세는 젊은 시절 자신의 고향인 폴란드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에서 군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바티칸측은 이번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평화와 화해’라는 사역을 완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황은 5월 초 그리스와 시리아를 방문해 그리스 정교회 및 이슬람교와의 화해를 시도한 일이 있다. 교황은 이번 방문으로 양 교파간의 긴장완화와 러시아 정교회의 중심지인 러시아를 방문할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수장인 메트로폴리탄 블라디미르는 24일 열릴 교황과의 회담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해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교황은 5일간의 방문기간 동안 나치의 유대인 2만명 학살 추모탑과 스탈린의 비밀경찰에 의해 숨진 희생자 공동묘지가 있는 비코브니아의 대량학살 장소 등을 방문하고 28명의 동방정교회 신자들에게 시복할 예정이다.

<키예프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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