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따라 명칭 변경]MD기원은 레이건의 '스타워스'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30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는 전략체계의 명칭은 로널드 레이건 정권 때의 ‘스타워스’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이르기까지 줄곧 바뀌어왔다.

공화당 소속 레이건 전대통령은 83년 3월 위성과 레이저 무기 등을 이용해 당시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우주에서 격파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어계획을 발표했다. 언론매체는 영화제목을 따 이를 ‘스타워스’ 계획이라 불렀다.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 전대통령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야심찬 방어체제가 희화화되자 보다 과학적인 느낌이 들도록 ‘전략방어구상(SDI)’이라고 이름붙였다. SDI는 실현여부를 놓고 80년대 내내 논란거리가 되다 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추진 근거를 잃어버렸다.

레이건의 뒤를 이은 공화당의 조지 부시 정권은 SDI를 축소해서 적의 제한적인 미사일 공격에 대항하는 방어체계를 구상했다. ‘지펄스(GPALS)’라 불렸던 전지구적 제한공격 방어계획(Global Protection Against Limited Strikes)이 그것이다.

민주당 출신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SDI를 폐기했다. 대신 미사일을 갖춘 일부 국가의 공격으로부터 세계 각지의 미군을 보호한다는 뜻에서 ‘전역미사일방어(TMD)’ 구상을 내놓았다. 이때 공화당 중심의 미 의회는 우주를 무대로 삼아온 SDI 대신 지상을 무대로 한 시스템임을 강조하면서 ‘국가미사일방어(NMD)’로 이름을 바꾼 뒤 적극 추진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NMD에서 ‘국가’를 빼고 ‘미사일방어(MD)’로 바꿨다. 독일 영국 등 유럽 동맹국의 반발을 고려해 이 전략체제가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을 보호하려는 전략임을 강조하기 위한 뜻이 담긴 것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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