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험관 황손' 나오나…황태자비 인공수정 가능성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34분


최근 결혼 8년 만에 아기를 가져 일본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든 마사코(雅子·37)황태자비가 체외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紙)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황태자비가 지난달 초 일본 내 저명한 불임 전문의들로부터 인공수정 시술을 받은 뒤 임신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12월 출산 예정인 아기는 세계 최초의 ‘시험관 황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일본 황실에 정통한 의사와 기자들의 의견을 인용해 인공수정 가능성의 가장 큰 근거로 최근 이례적으로 외부 개업의가 황태자비의 주치의로 전격 임명된 사실을 들었다. 일본 황실은 황태자와 황태자비가 4명의 주치의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황태자비가 임신한 시점인 지난달 초 도쿄에서 유명한 불임클리닉을 운영하는 쓰쓰미 오사무 박사를 주치의로 임명했다. 또한 평소 운동광으로 알려진 황태자 부부가 최근 경마와 테니스를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각종 공식행사에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한 것도 인공수정했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 두 가지 정황과 16일 일본 궁내청이 황태자비가 임신 6주 정도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점을 종합해 볼 때 지난달 초 인공수정으로 임신한 황태자비가 몸조심을 위해 운동을 삼가고 있으며 쓰쓰미 박사는 황태자비의 임신 상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주치의로 임명됐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물론 궁내청과 쓰쓰미 박사는 이 같은 추측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인디펜던트지는 “일본에서 83년 최초의 인공수정이 성공한 이래 지난해 1만1000명의 시험관 아기가 탄생할 정도로 인공수정이 크게 늘고 있지만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탓에 언론들이 황태자비의 인공수정 임신 여부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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