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과표현 sorry는 돼야"…美국무부 어휘선택 고심

  • 입력 2001년 4월 9일 23시 15분


“중국이 만족하고 미국도 자존심을 유지할 ‘단어’를 찾아라.”

미 해군 정찰기 억류 사건을 해결해야 할 미 국무부에 떨어진 지상 과제다. 중국측은 사과(apologize)에 해당하는 다오첸이란 표현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기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이 있기 때문이라고 미 뉴욕타임스가 8일 전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대신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regret’ 이란 표현을 한 적이 있지만 중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중국어로 ‘이한(遺憾)’에 해당하며 제3자적 입장에서 ‘미안하다’는 표현이기 때문.

중국어에서 사과 바로 다음의 표현으로는 ‘바오첸’이 있다. 예기치 않은 일에 진지하게 유감의 뜻을 전할 때 쓰는 말. 영어로는 ‘sorry’, 한국어로는 ‘미안하다’에 해당한다. 양제츠 주미 중국대사도 6일 CNN 방송에 나와 “미국은 최소한 ‘sorry’ 정도는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국무장관도 9일 TV에 나와 “sorry”라고 표현했지만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공식 발표도 아니었다. 따라서 중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공식 발표에서 ‘sorry’를 채택할지, 중국이 이를 받아들일지, 이도 저도 아니면 미국이 ‘제3의 단어’를 선택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