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 지명자 1차관문 통과…본회의 인준 받게될 것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52분


미국의 청문회 정국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 지명자가 마침내 인사 청문회의 1차 관문을 뚫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30일 법무장관 지명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10 대 8의 근소한 차로 통과시키고 이를 본회의로 넘겼다.

애시크로프트 지명자는 부시 행정부의 초대 내각 15명 가운데 마지막으로 이번 주중 상원 본회의에서 인준을 받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정국 운영에서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법사위원 9명 전부와 러스 페인골드 민주당 의원(위스콘신)이 애시크로프트 전 상원의원을 지지했고 나머지 민주당 소속 위원 8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페인골드 의원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부시 행정부에 선의의 제스처를 보이는 취지에서 찬성표를 주었다”며 “나는 ‘백기’를 든 것이 아니라 ‘올리브 가지’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도 애시크로프트 지명자가 인권 여성 낙태 인종 문제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법무장관으로서 공정하게 법을 집행할 인물이 못된다며 그의 지명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70 대 30 정도로 애시크로프트 지명 인준안이 통과될 것으로 낙관했다. 미 상원의원은 총 100명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똑같이 50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도 30표 정도의 반대표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민주당 중진으로 인준안 반대를 주도해 온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매사추세츠)은 당초 필리버스터(장시간의 의사진행발언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통해 인준안 처리를 봉쇄하겠다고 위협해 왔으나 이를 포기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케네디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동원할 경우 애시크로프트 지명자의 자질에 대한 관심이 흐려져 주객이 전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시크로프트 지명자는 강성 보수주의자로 200여 진보계 단체가 인준안 가결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상원은 이날 게일 노턴 내무장관 지명자와 토드 휘트먼 환경청장관 지명자를 인준했다.

노턴 지명자는 그동안 환경보호론자들이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도입한 야생생물 보호 조치를 후퇴시킬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이날 표결에서는 75대 24의 압도적인 표차로 인준안이 통과됐다.

역시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발을 샀던 휘트먼 뉴저지주 지사인준안은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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