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군정보기관총수 빅터 코르푸스 육군대령

  • 입력 2001년 1월 26일 18시 35분


반란군에 가담했던 경력을 지닌 필리핀 군 장교가 정보기관의 총수에 올랐다.

글로리아 아로요 신임 대통령은 취임후 사흘만인 23일 군 정보기관 책임자로 빅터 코르푸스 육군 대령(56)을 임명했다. 그는 초급장교 시절인 1970년 공산 반군인 신인민군(NPA)에 투항했다.

곧이어 반군 조직을 지휘, 사관학교 무기창고를 습격해 기관총 등을 약탈한 적도 있다.

코르푸스씨는 정부군을 상대로 한 투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반군 조직에서 고위간부로 승격했다.

그러다 70년대 중반 다시 정부군에 투항했다.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그는 86년 사면을 받았으며 이듬해 군에 재입대했다. 이후 반군 활동 경험을 토대로 반군토벌 대책을 세우는 데 뛰어난 솜씨를 보여 진급을 거듭했다.

공산 반군 활동이 쇠퇴한 원인을 분석한 ‘침묵의 전쟁’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육군사관학교 교관을 하다 막강한 정보기관 총수로 발탁된 코르푸스씨는 취임식에서 기자들이 과거 경력을 들추어내자 “이제 과거는 잊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를 천거한 올랜도 메르카도 전 국방장관은 “그는 군 정보기관 총수직을 수행할 만한 도덕성과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면서 “과거 경력이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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