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 부시 인터뷰]"나의 첫 임무는 국론통합"

  • 입력 2001년 1월 13일 00시 13분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선거 논란으로 분열된 국가를 단결시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2일 대통령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당선후 처음으로 USA투데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취임후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분열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은 힘들겠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부시 당선자는 또 “세계 지도자들은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그 행정부가 외교정책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이 클린턴 행정부와 차별화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는 전날 린다 차베스 노동장관 지명자의 사퇴를 의식한 듯 각료 지명자들에 대한 자신의 신뢰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준 논란이 국가 화합을 위한 나의 노력을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지명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일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행정부의 보수 색채가 강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나는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대통령”이라며 “소수 민족과 여성을 배려하는 내각을 짜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주의자인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 지명자가 진보적 이익단체의 반대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원에서 인준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시 당선자는 또 부시 일가와 친한 고위급 인사들을 대거 각료로 등용한 것에 대해선 “경험이 풍부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 현명한 정치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겸허한 자세를 가질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로리다 재검표 중단에 의문을 표시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발언에는 “후임 대통령의 명예를 존중해 달라”는 뼈있는 말로 받아쳤다.

그는 “(클린턴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여러 차례 재검표에서 모두 승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이 선거자금 기부자들을 백악관에 초대, 잠을 재운 관행에 대해서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백악관을 세놓거나 백악관 숙소를 모금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렇지만 클린턴 대통령이 퇴임후 중동 북아일랜드 등 분쟁지역의 중재역으로 나선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당선자는 또 최근 미국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감세 공약에 대해 “급속한 경기침체 징후가 나타남에 따라 감세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여에 걸친 플로리다 개표 논란을 의식한 듯 “아직 대통령이 됐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이었던 아버지가 지켜보는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정식 취임하는 순간이 너무 기다려진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 집무실의 벽화는 바꾸되 책상은 아버지가 사용했던 것을 쓰지 않고 존 F 케네디와 클린턴대통령이 사용했던 책상을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