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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월 7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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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간 빌 클린턴 대통령 행정부에서 미국을 이끌어온 민주당의 주요 각료와 고위 공직자들은 요즘 짐을 싸느라 바쁘다. 20일이면 공화당에 정권을 내줘야 하는 만큼 이젠 각자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야 하기 때문.
헌법에서 3선을 허용하지 않는 바람에 일찌감치 갈 길이 정해진 클린턴 대통령은 당분간 부인 힐러리 여사의 상원 선거구인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며 강연으로 돈을 벌 예정이다.
미 언론은 클린턴 대통령의 강연료는 1회 10만달러선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스캔들 송사 비용으로 짊어진 빚 수백만달러와 주택 2채 구입 비용을 갚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석패한 앨 고어 부통령은 고향인 테네시로 돌아가 4년 뒤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모색할 예정. 당장 무엇을 할지는 정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부 장관은 교편을 잡았던 조지타운대로 복귀한 뒤 유대인 출신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삶의 역정과 8년간에 걸친 유엔주재 대사와 국무장관 경험을 회고록으로 집필할 계획이다.
재닛 리노 법무부 장관은 지병인 파킨슨병의 치료를 위해 공직 생활에서 은퇴, 플로리다주로 낙향할 예정이고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장관은 하버드대 총장 물망에 올라있다.
일본계인 노먼 미네타 상무부 장관은 차기 행정부에서도 노동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입각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한국계로 행정부내 최고위직에 오른 고흥주 국무부 인권 담당 차관보는 예일대 교수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처드 홀브룩 유엔주재 대사는 진보 성향의 연구소인 외교협회(CFR)에, 샬린 바셰프스키 무역대표부 대표는 우드로 윌슨 연구소로 자리를 옮긴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정보통신회사인 오라클의 대변인으로 전직했다.
이밖에 상당수가 학교와 각종 싱크탱크에 둥지를 틀 예정이어서 정권교체 때마다 민간과 정부의 두뇌들이 자리를 바꾸는 ‘회전문’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