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방북 가능성 재부상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4시 46분


내년 1월20일 퇴임하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임기 내 북한 방문 가능성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협상을 벌이는 문제를 19일 백악관을 방문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와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뒤 북한 문제 등 외교현안에 관해 매우 유익하고 심도있는 대화가 있었다 고 말해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문제에 부시 당선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시사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8년전 내가 당선됐을 때 조지 부시 전대통령은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은 북한 핵문제라고 설명했으나 이젠 북한 미사일이 문제가 되고 있다 며 부시 당선자와 이 문제를 협의하고 싶다 고 말했다.

그가 퇴임을 한달 앞두고도 방북에 집착하는 것은 방북을 통해 북한 미사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에 장거리 미사일의 개발 생산 시험발사와 이란 등에 대한 미사일 수출을 중단키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대신 미국에 인공위성의 발사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의 방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공화당의 반대. 클린턴 행정부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최근 콜린 파월 차기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차기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에게 북-미 협상의 진전 내용을 설명하고 방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시 진영은 방북에 비판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클린턴의 방북을 통해 북한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골치아픈 외교현안의 하나를 덜게 되고, 방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는 책임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가하면 되므로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클린턴 대통령은 그의 방북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내온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설득 등 정지작업을 거쳐 곧 방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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