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반란'은 없었다…부시 미대통령 당선 확정

  • 입력 2000년 12월 19일 23시 54분


‘당초 예상대로 반란표는 없었다.’

공식적인 대통령 선출권을 갖고 있는 538명의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은 주 별로 선거를 실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271표, 앨 고어 민주당 후보 266표, 무효 1표로 19일 부시의 당선을 확정했다.

민주당 선거인 1명만이 백지투표를 해 무효로 처리됐고 나머지 선거인단은 모두 자당 후보를 찍었다. 연방의회는 내년 1월초 이를 인준하고 부시 당선자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포한다.

부시 대통령 당선자는 17일 밤 워싱턴에 도착한 이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앞으로 4년간 둥지를 틀 워싱턴에 승리자로 입성,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18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과의 조찬 회동을 시작으로 여야 의회지도자들, 차기 국방장관설이 나도는 댄 코츠 전 상원의원 등 각료 후보들을 잇달아 면담하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부시 당선자는 19일 빌 클린턴 대통령과 이번 대선에서 격전을 벌였던 고어 부통령을 잇달아 만난 뒤 텍사스로 돌아갔다.

워싱턴의 파워 엘리트들은 부시 당선자를 정중하고 우호적으로 맞았다. 야당인 민주당의 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와 리처드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는 부시 당선자와 면담을 마친 뒤 그가 ‘합법적 당선자’임을 인정하고 국정운영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당선자는 이들과 공화당의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 트렌트 로트 상원 원내총무 등이 배석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이견도 있겠지만 괜찮을 것”이라며 “내가 독재자라면 일이 더 쉬울 것”이라고 농담을 하는 등 자신감과 여유를 보였다.

그의 워싱턴 체류 중 숙소인 매디슨 호텔 주변에는 중앙과 지방 실력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져 권력이 그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부시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자신은 워싱턴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정치권과 로비스트들간에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없이 오로지 국익만을 추구할 것이라고 역설해 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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