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반응]NYT "부시 불완전승"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0분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이 26일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했다는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미국의 유력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언론들은 ‘부시 후보 일단 승리, 고어 후보 법정 투쟁 계속’이라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친 부시 후보측인 일부 신문만 고어 후보의 승복을 촉구했다.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주의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대통령 당선자로서의 수락연설을 행했지만 언론은 부시 후보측의 연방대법원 상고 등 법적인 문제가 마무리돼야 최종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온 뉴욕타임스는 27일 ‘부시 후보의 불완전한 승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선거일 이후 일련의 상황을 되돌아볼 때 최종 결과는 법정의 판결 특히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플로리다주 법원과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일주일이내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두 후보는 성급하게 승리를 선언하기보다는 ‘정권의 정당성’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사설을 통해 연방대법원이 부시 후보가 제기한 수작업 재검표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리를 열기로 했기 때문에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어느 후보도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만약 부시 후보가 연방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더라면 26일 플로리다주의 최종 개표 결과를 전해들은 많은 미국인들이 고어 후보에게 패배를 인정하라고 요구했을 것”이라며 “워싱턴포스트도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고어 후보 승복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의 헌법이 도덕적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해 고어 후보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연방대법원도 결국 고어 후보에게 패배를 인정하라고 선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월스트리트 저널은 부시 후보를 여전히 ‘텍사스 주지사’로 부르고 있는 다른 언론과 달리 ‘대통령 당선자’라는 호칭을 붙이며 “아마 일부 민주당원들조차 이제는 고어 후보가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열리기 전에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당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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