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 경협합의안 내용]CDMA사업 中 진출길열려

  • 입력 2000년 10월 18일 23시 17분


한국이 중국 시장에 내디딜 걸음 폭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상호 경제협력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았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측이 얻은 최대 수확은 역시 중국의 이동통신 분야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사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주 총리는 11월 중국의 CDMA 입찰 과정에서 한국업체의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이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한국 기업을 선정한다기보다는 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는 뜻”이라고 신중하게 해석했지만 이를 계기로 300억달러 규모의 중국 CDMA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의 진출이 본격화될 것은 확실하다.

중국 정부 차원의 CDMA도입은 아직까지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주 총리가 기회 보장을 직접 언급한 만큼 CDMA도입과 한국 기업의 참여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CDMA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향후 5년간 7000만명이 가입하는 거대한 시장을 이룰 전망. 차이나유니콤의 CDMA사업 규모는 향후 5년간 시스템 73억달러, 단말기 23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성과는 중국의 보험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 점. 주 총리가 “한국 보험업체 1개사가 중국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덕분에 10년 전부터 중국진출을 모색해온 한국보험업계의 숙원이 풀린 셈이다.

양국은 또 중앙은행간 스와프(SWAP) 계약도 조기에 맺기로 했다. 계약이 체결되면 양국은 상대국의 중앙은행에 자국통화를 맡기고 달러 등 외화를 빌릴 수 있어 외환불안 예방에 큰 보탬이 된다. 주 총리는 중국정부가 현재 야심적으로 벌이고 있는 ‘서부 대개발 사업’에 한국측 참여도 요청했다. 잘만 활용하면 우리 건설업체로서는 ‘중동 개발 붐’ 같은 바람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중국의 한국시장 개방 요구는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주 총리는 ‘무역불균형’ 문제를 꺼내면서 중국 농산물 수입조건 완화를 요청해 앞으로 개방 압력이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태한·이명재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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