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阿주재 대사관 7곳 잠정폐쇄

  • 입력 2000년 10월 13일 23시 41분


미국은 12일 예멘의 아덴항(港)에 정박 중이던 해군 구축함 USS콜에서 발생한 테러로 추정되는 대형 폭발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 테러 수사요원을 급파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사건이 테러로 최종 확인될 경우 응분의 보복조치를 취하겠다며 전세계의 미국인들에게 테러 발생 가능성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13일 아랍 13개국과 아프리카 7개국, 파키스탄의 대사관을 16일까지 한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의 이같은 결정은 12일 예멘의 아덴항에 정박 중이던 해군 구축함 USS콜에서 발생한 자살테러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데 따른 것이다. 라덴은 98년 2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케냐와 탄자니아 대사관 폭탄테러를 배후조종해 미국의 공적 1호로 수배된 인물이다.

구축함 폭발 사고로 숨진 미 해군 병사는 17명으로 늘었으며 35명이 부상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한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국영 TV와의 회견에서 “폭발은 구축함 내부에서 발생했으며 아덴항의 감시카메라에 따르면 구축함에 위험한 물체들이 근접하는 광경은 포착된 적이 없다”며 성급한 결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멘측의 주장과 달리 미 국방부는 8600t 규모의 USS콜함이 급유를 받던 중 갑자기 돌진해온 소형 고무보트에 부딪힌 뒤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영국 대사관에서도 13일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대사관 담 너머로 폭탄이 투척된 것으로 보인다”며 “테러리스트들의 대사관 공격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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