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무서운 뒷심'…TV토론후 지지도 급상승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00분


미국 대선이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열세를 면치 못했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의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부시 후보는 1차 TV토론회(3일) 직후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에게 ‘판정패’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무색케 하면서 지지율과 선거인단 확보에서 무서운 속도로 고어 후보를 따라잡고 있다.

USA투데이, CNN방송, 갤럽이 공동 조사해 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부시 후보는 50%의 지지율을 확보해 고어 후보(42%)를 이틀 연속 8%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부시 후보가 50%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는 한달 만에 처음이다.

더 주목할 것은 부시 후보와 고어 후보의 예상선거인단 확보수가 비슷해졌다는 사실. 10월초 고어 후보는 당선권인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9일 USA투데이는 양측이 153명으로 같아졌다고 보도했다. 대신 고어 후보의 고향인 테네시주를 포함해 경합지역이 22개주(232명)로 늘어났다.

판세가 부시측으로 기운 것은 TV 토론 때문. 이번 3사의 조사결과는 당시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많이 다르다. 유권자들은 오히려 부시후보가 신뢰성과 지도력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며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조사에서 10개 항목 중 9개 항목에 걸쳐 부시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고어 후보는 과밀학급과 텍사스주 재난 문제를 언급하며 ‘과장 발언’을 거듭해 신뢰성에 흠이 갔다는 평가였다.

부시 후보 진영은 이 같은 추격세를 2, 3차 토론으로 이어가기 위해 고어 후보의 자질론을 들먹이고 나섰다. 카렌 휴즈 공보국장은 “고어 부통령은 끊임없이 말을 꾸며내고 과장하는 바람에 허풍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발끈한 고어측도 “부시 지사는 ‘감자(potato)’의 철자조차 제대로 몰랐던 댄 퀘일 전부통령의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맞받았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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